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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 사진을 대체하는 <놓지마정신줄> 주인공 정신이





놓지마 정신줄 시즌1, 시즌2 타이틀


단행본 <놓지마 과학>


나승훈


국민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졸업 ’13
네이버 웹툰 <놓지마정신줄> 연재 중


자기소개 부탁해요.
안녕하세요. 현재 네이버에서 <놓지마정신줄>을 연재하고 있는 웹툰 작가 나승훈입니다.

미술은 언제 시작했어요?
어렸을 때 친구들과 어울리기보다는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어요. 우주여행같이 상상한 걸 그려내는 걸 좋아했죠. 그래서였는지 부모님이 예중, 예고를 갈 수 있게 지원해주셨어요. 예중, 예고는 실기시험도 자주 보고, 수업 외에도 그림 그리는 시간이 많아서 좋았어요. 고3 때부터 디자인을 선택했어요. 동양화는 한 번에 그려야 하고 서양화는 마르는 데 걸리는 시간이 싫었어요. 디자인은 좀 다를 것 같아서 선택했죠.

대학교에서는 어떤 학생이었어요?
중·고등학교에서 회화하던 친구들과 있다가 디자인하는 친구들과 있으니까 적응이 좀 안 되기도 했지만 신선했어요. 학교는 평범하게 다녔어요. 학교 행사도 빠지지 않고요. 그런데 막상 디자인을 배워보니까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데 그에 비해 완성된 모습이 만족스럽지 않았어요. 말하자면 가성비가 안 좋다고 할까요? 게다가 남을 위해 작업해야 하는 게 싫었어요. 그래도 제가 작품이라고 그렸던 게 만화였거든요. 그래서 만화는 계속 꾸준히 그려왔어요.

<놓지마정신줄>을 시작하게 된 이야기가 궁금해요.
고2 때부터 게임 팬픽을 그렸어요. 그때 그 회사와 관련된 상품 개발 일을 하던 업체 실장님의 제안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회사를 나오시면서 캐릭터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 시작한 게 <놓지마정신줄>이었어요. 그분이 스토리작가를 하시고 저는 웹툰으로 그려냈죠. 첫 연재는 대학교 3학년 때부터인데 처음에는 그냥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서 시작했어요. 정신줄을 놓는다는 걸 표현하는 게 정말 어려워서 지금의 콘셉트가 나오기까지 1년이 걸렸어요. 등장인물도 가족도 아니었는데, 다양한 나이와 성별이 필요할 것 같아서 가족 콘셉트로 바뀌었죠. 디자인을 배워서 영향을 받은 건 아무래도 미적 감각이 있다 보니 복장이나 로고 같은 디자인요소를 그릴 때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신경을 많이 써줘야 해서 좀 괴로워요. 그래서 요즘은 그런 부분을 아예 디자이너에게 따로 맡겨야 할까 고민하고 있어요.

졸업전시는 어떤 작업을 했어요?
그때가 <놓지마정신줄>을 연재한 지 1년 반쯤 됐을 때인데 그 캐릭터로 만든 작업물과 굿즈로 캐릭터 디자인이라고 교수님을 설득해서 졸업했어요. 그동안 연재한 내용을 모아서 편집하고 굿즈를 직접 만들어서 배치했죠. 공예과 친구의 도움도 받았어요.

군대에서도 디자인을 하셨잖아요. 군대 이야기 좀 해주시겠어요?
해군문화홍보 과에서 해군을 홍보하는 다양한 포스터와 배너, 이벤트 디자인을 담당했어요. 주변에 다른 병들은 간부들의 허무맹랑한 요구나 무리한 요청에 상처도 많이 받고 스트레스도 받았는데 저는 원래 디자인에 흥미가 없고 애정이 없다 보니 어떤 요청을 해도 다 들어줬어요. 그 때는 해야 하는 일로서 디자인을 했던 거에요.

졸업 이후에는 어떤 일을 했나요?
가장 큰 건 차기작에 대한 고민이었어요. <놓지마정신줄>을 계속 그려나가되 그 이후의 작품을 계속해서 기획하고 시도하고 제안했어요. 그러다 작년에는 일본으로 워킹 홀리데이를 다녀왔어요. 3개월 정도는 어학원에 있고 6개월은 일본의 동네 만화학원에 다니면서 지냈어요. 일본의 손 그림 프로세스가 궁금했거든요. 수업에서 배우는 것도 있지만 일본 만화시스템에 대해서 선생님에게 물어보고 답을 들어보고 싶은 생각이 더 컸어요. 근데 완성도 못 하고 과정이 끝나버렸어요.

웹툰의 프로세스가 어떻게 돼요?
먼저 스토리를 바탕으로 그림을 재밌게 그린 다음 배경작업과 채색을 하고 각 플랫폼 담당자에게 보여줘요. 그 후 담당자의 의견을 거쳐 뽑히면 연재를 해요. 요즘에는 예전과 비교하면 퀄리티가 많이 높아져서 통과하기가 더 어려워졌어요. 하지만 디자인과 비교하면 내 작업이라는 의식이 더 있으니까 밤을 새워도 즐겁게 할 수 있어요.

관심사가 있어요?
다큐멘터리 보는 걸 좋아해요. 외국 자연 다큐멘터리도 보지만 한국의 전원생활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도 좋아해요. 폭넓게 보고 있어요. 그리고 최근까지 방송댄스를 배웠는데요. 정신적으로 힘들 때 몸을 쓰니까, 평소 쓰던 뇌와 다른 뇌를 쓰는 것 같아 균형이 잘 맞더라고요. 일주일에 한 곡을 연습하는데, 한번 안 들으면 곡 전체를 따라갈 수 없어서, 꾸준히 해야 하는 것도 기존 생활 패턴과 달라서 좋았어요.

일과가 궁금해요.
보통 11시에 일어나서 헬스장 갔다가 집에 돌아와 점심을 먹어요. 혹시나 조금 일정이 늦어지면 관공서 업무를 놓치게 되니까, 최대한 그런 일을 우선순위로 해서 처리를 해요. 그 후에 카페에 가서 콘티작업을 하는데 원래 목표는 밤 11시까지지만 보통 7, 8시에 돌아와 게임을 하다가 자곤 해요. 자기계발도 해야 하는데 쉽지 않네요. 최근에 <놓지마과학>의 단행본이 나올 예정이라 요즘은 더 바쁘네요.

앞으로의 계획이나 꿈이 있나요?
캐릭터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 언젠가 취업을 해서 경험을 쌓고 싶은 열망은 있어요. 관련 업계에서 2, 3년 정도 일하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놓지마정신줄> 덕분에 웹툰 작가도 되고 경제생활도 하고 있지만 대학 때부터 그리다 보니 <놓지마정신줄> 외에는 다른 경험을 한 게 거의 없더라고요. 그렇게 9년이 흘렀어요. 그동안 차기작 준비는 꾸준히 해서 5-6개 정도의 콘셉트는 있는데 결국 완성하지는 못했고요. 최근 준비 중인 차기작은 번번이 담당자에게 거절당하고 있네요. 내년에는 꼭 차기작을 내는 게 목표예요. 그리고 캐릭터 비즈니스를 믿고 함께 할 파트너가 있으면 좋겠어요. 그림 그리면서 비즈니스 하는 건 아무래도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차기작은 어떤 작품이에요?
말하면 복 나가기 때문에 비밀이에요.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해요.
웹툰 작가를 꿈꾸는 후배들에게는 글쓰기 연습을 하라고 하고 싶어요. 본인의 주제를 생각해서 글로 만드는 훈련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다른 진로를 고민하는 후배들에게는 무얼 하든 다 괜찮다고 말하고 싶어요. 디자인을 잘한다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다면 오히려 디자인만 아니면 어떤 것이든 좋을 것 같아요. 오히려 권장하고 싶네요. 잘 못 하면 굳이 할 필요 없지 않을까요?

2018년 10월 20일 그의 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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