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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기룡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졸업 ’18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황기룡입니다. 작년에 졸업전시를 하고 올해 졸업, 지금은 졸업유예 중이에요.

요즘 뭐 하고 지내세요?
4학년 때 학교 내에 실기실을 사용했었는데, 매일같이 오던 사람들이 있었어요. 졸업하고도 같이 작업하면 좋을 것 같아 새로운 공간을 찾기 시작했죠. 스튜디오를 차리는 것까지는 무리인 것 같아 작업실을 구하다가 whatreallymatters에서 공간을 빌려주는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어요. 바로 머리를 맞대 기획서를 작성하고 지원했어요. 다행히 기획서가 통과되어 그 공간을 사용하게 되었죠. 몇 달 동안 참여형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이름은 ‘디자인 받고’ 에요. 디자인과 관련이 없어 보이는 단어들을 디자인과 연결해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죠. 곧 시작할 예정인데, 당분간은 그렇게 지낼 것 같아요.

디자인과를 오게 된 이유는?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진로에 대한 뚜렷한 생각이 없었어요. 그때 마침 같은 반에 미술학원을 다니던 친구들이 있어서 미술학원을 갈까 생각했어요. 가족들도 제가 어렸을 때 그림 그리던 모습을 많이 봐왔던 터라 큰 반대 없이 미술을 하게 되었죠. 그 당시만 해도 확신은 없었고 디자인도 잘 몰랐어요. 미술 학원에 가서야 디자인이라는 용어를 가까이 접하게 되었고, 어떤 건지도 조금씩 알게 되었어요. 제가 재수를 했는데 재수 때 다행히 수능을 잘 봐서 원하는 대학교를 오게 되었죠. 디자인과를 선택한 것도 순수 미술과보다는 취업이 잘 될 것 같다는 단순한 이유였어요.

디자인과 생활은 어땠나요?
1학년 때는 아무것도 모른 채 바쁘게 지나갔어요. 입학할 때는 광고에 관심이 있어서 광고 소모임에도 들어갔는데 막상 해보니까 제가 생각한 것과 달라서 그만뒀죠. 외국 광고같이 간단하지만 강렬한 인상을 주는 광고만 생각했는데 광고 현실은 매우 다르더라고요. 2학년 때부터는 컴퓨터도 다루고 디자인 이론도 배우기 시작했어요. 수업도 사진, 일러스트레이션 빼고는 골고루 들었죠. 학교생활은 매우 만족스러웠어요. 주변 친구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친구들 학교에는 선후배 간의 위계 서열이 있어 불편하다고 하는데, 저희는 수평적이어서 좋았죠. 미디어에서 접하는 대학의 고질적인 문제도 비교적 없던것 같아요.

졸업 작품에 관해 이야기 해주세요.
여러 가지를 한 번에 못 하는 스타일이라서 졸전만 생각했어요. 취직은 졸전부터 끝내고 생각하기로 했죠. 졸업작품은 1학기 때 그냥 가볍게 시작했던 작업을 발전시켜서 하게 됐어요. 원래 다른 작업으로 졸전을 하고 싶었는데 말이죠.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에서 출발한 작업이에요. 제가 손에 땀이 많아서 뽀송뽀송한, 건조한 걸 좋아해요. 땀 때문에 시험 볼 때 시험지가 젖는 경우가 있는데, 마르면 시험지가 쭈글쭈글해지거든요. 그걸 이용해서 작품을 만들어보자 했죠. 정말 많은 시행착오 끝에 최선의 조건을 찾아낼 수 있었어요. 그 기법을 이용한 포스터를 만들기 위해 그림도 그리고 글씨도 썼었는데, 생각만큼 안 돼서 책을 만들기로 했어요. 포스터로 만들려던 이미지를 큰 책 한 권으로 엮고, 외부에 있는 논문을 이용한 작은 책도 만들어 두 가지를 전시했어요. 한가지 아쉬운 건 보통 포트폴리오로 쓸만한 작업을 하면 취업할 때 좋다고 들었는데 그렇게 까지는 못했다는 거예요. 만약 그런 작업을 했다면 좀 더 빠른 취업을 했을까요?

졸전 끝나고는 어떻게 생활하셨나요?
졸전하는 해 여름부터 핀테크 분야에서 산학 협력 활동을 했었어요. 활동은 3차로 나뉘어 있었는데 1차 까지만 하고 졸전 후 2차 활동에 합류했어요. 다들 진척된 상황에서 중간에 들어가게 되어 적응이 좀 어려웠죠. 그리고 핀테크는 처음 접하는 분야여서 어렵고 생소했어요. 원래 기업적인 일에 관심이 없었는데 산학을 하면서 기업적인 일에 관심이 생겼어요. 핀테크는 제가 너무 모르는 분야라 어려웠다면, 생소하지 않고, 관심 있는 분야를 하면 훨씬 재밌게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이때 학교 선배가 소개해준 이미지 보정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어요. 친척이 운영하는 책방에서 책표지를 디자인하기도 하고요. 지금은 매우 한가하네요.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재밌는 거 하고 싶어요. 컨텐츠를 다루는 작업보다는 시각적인 부분에 집중해서 작업하는 걸 좋아해요. 이미지를 많이 만들 수 있는 직업이랄까요. 저만의 개성이 있는 작업을 하고 싶어요. 물론 계속 노력해야죠. 아, 수업에서 제 꿈의 직업을 말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한 번쯤은 해외의 작은 회사에서 제가 좋아하는 이미지를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어요. 한국보다는 해외가 더 자유로울 것 같고, 많이 벌고 싶다는 생각은 없어서 작은 회사라고 했죠.

디자인과에서 얻은 것은 무엇인가요?
넓은 시야를 얻었어요. 잘 만든 디자인 작업이나 좋은 예술작품을 많이 접하게 되니까 눈이 높아졌고 미적 감각이 향상됐어요. 이 분야의 전문성이 대단하다는 걸 느꼈어요. 그리고 좋은 분위기에서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들었어요.

디자인을 안 한다면 어떤 일을 하고 싶으신가요?
학창시절에는 장래희망이 은행원인 적도 있었어요. 깔끔한 이미지와 돈 잘 벌 거 같은 이미지 때문이었어요. 고등학교 때는 건축가도 있었네요. 멋있는 건물을 짓고 싶었죠. 알고 보니 되게 이과와 맞닿아 있는 분야여서 금방 포기했지만요. 사실 안 그래도 가족이 다 공무원이어서 공무원을 시키시려고 했었죠. 글쎄요. 제가 무얼 할 수 있을까요. 가끔 디자인과가 아닌 공대를 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해요. 디자인이랑 가장 반대되는 분야 같아서요. 아니면 언어 쪽을 전공해 영어와 다른 언어 쪽 일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하기도 했죠. 미드나 영화를 보면 새로운 단어나 표현이 재밌게 느껴지더라고요. 억양이나 말하는 제스쳐 등도 흥미롭고요. 그래서 마지막 학년에 영국문화의 이해, 독일어 등의 수업을 했는데 좀 더 일찍 들었으면 더 많은 걸 배웠을 거라는 아쉬움이 들더라고요.

‘안녕, 디자이너’에 해주고 싶은 말은?
결과물도 궁금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사례가 정말 궁금해요. 디자이너가 아닌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요. 저도 지금은 디자인하고 싶어 하지만 나중에 바뀔 수도 있잖아요. 반대로 지금은 디자이너 아니더라도 다시 디자이너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사람은 극히 소수라고 하는데, 일로서 행복을 찾기보다는 일 이외의 것, 예를 들면 취미에서 행복을 찾는 게 더 가능성이 있을 거 같아요.

2018년 4월 17일 홍익대학교 fabrica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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