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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윤하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졸업 ’17
SMC&C 광고제작팀 인턴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작년 2월에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전공을 졸업한 곽윤하입니다.

요즘 뭐하고 있어요?
SM C&C 광고 제작팀에서 리서치 작업을 담당하고 있어요. 해외의 광고 사례 중에서 새로운 기술, 매체를 활용한 사례나 참신한 광고 등 주목할 만한 광고를 찾고 케이스스터디 및 아카이빙을 하고 있죠. 그 아카이빙 웹사이트를 회사 내의 거의 모든 사람이 보고 아이디어 회의 때 참고자료로 사용해요. 그 외에 팀에서 필요한 자료를 찾고 간단한 포토샵 작업을 하기도 해요. 5월에 인턴 기간이 끝나고 그러고 나서는 다시 광고대행사의 일을 찾을 계획이에요.

디자인과에는 어떻게 들어오게 되었어요?
어렸을 때 싱가포르에 살았는데 동네 친구들과 함께 집에서 미술 수업을 했어요. 전문적인 미술 수업이라기보다는 가볍게 놀이처럼 하는 수업이었지만 처음으로 그림을 그려본 거였어요. 그리고 한국에 살던 사촌 언니들이 그림을 잘 그렸어요. 언니들이 놀러 오면 그림을 따라 그리면서 저도 잘 그리고 싶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중·고등학교는 말레이시아에서 다녔는데 학교를 일찍 들어가고 일찍 마치게 되어서 한국의 대학교 진학까지 2년의 기간이 남은 거에요. 말레이시아에서 2년을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다 전문대학과정을 다니기로 했어요. 그중 디자인 전문 대학의 커리큘럼과 포트폴리오가 마음에 들어서 디자인 대학을 고등학교 과정으로 다녔어요. 거기에서 디자인 과제를 접하고 흥미를 느껴서 자연스레 시각디자인과로 오게 되었죠.

디자인과에 입학한 이후의 이야기가 궁금해요.
학교에 입학하고 보니 주위 친구들이 소모임에 다들 들어가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들어가야겠다 생각했죠. 나를 PR하라는 광고 소모임의 과제가 가장 끌렸어요. 재미있게 풀어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그렇게 광고 소모임에서 활동하기 시작했어요. 1학년 말이 마침 대선이어서 선거 장려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어 캠페인을 했는데 그때부터 광고의 재미를 알게 되었죠. 팀 작업도 처음이고 기획한 것이 실제 결과물로 나오는 것도 신기했어요. 3학년 2학기에 당시 유명하던 광고 실무자가 강의하시는 수업을 듣게 되었는데 그때 실무광고를 처음 접해봤어요. 수업은 개개인이 20개의 아이디어를 가져오고 그것을 팀별 20개로 추리고, 그중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발전시키고 아니면 다시 아이디에이션 과정을 반복하는 식이었어요. 아이디어가 정해지면 교수님과 1:1로 발전시키고요. 지금 생각해도 대학에서 배운 가장 유익한 광고 수업이 아닐까 해요.

졸업을 앞뒀을 때의 이야기가 궁금해요.
몰입해서 한 수업이 광고여서 광고로 졸업하겠다고 일찍이 마음먹었지만, 두 가지를 한 번에 생각하지 못하는 탓에 진로와 취업에 대한 고민은 미뤄두고 졸전에 대해서만 고민했어요. 졸전에서 가장 어려웠던 건 아이디어는 열심히 고민하는데 그걸 결과물로 내놓는 거였어요. 생각한 것을 이미지로 구현하는 걸 잘 못 하는 편이에요. 광고가 좋았던 것도 로직 베이스, 쉽게 말하면 기획 단계가 비중이 커서였죠. 저는 제작물은 생각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지 제작물 자체를 제 작업물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 졸업전시는 아무래도 결과물이 더 보이는 구조더라고요. 광고 영상만 만들고 싶었는데 그럴 순 없어서 눈치가 보이더라고요.

졸업 하고 나서는 어떻게 지냈어요?
졸전 끝나고 2017년 11월부터 인턴을 시작했으니까 거의 1년간은 백수였네요. 그렇다고 다른 진로를 고민하지는 않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시간을 보낼까는 고민해봤어요. 광고대행사를 희망했는데 상반기와 하반기밖에 없었으니까요. 취업준비를 하면서도‘준비를 잘 하고 있나?’, ‘만약 붙어도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컸어요. 실무 경험도 많이 없고 자기소개서, 면접 등이 처음이다 보니까요. 학교에서는 그래도 광고를 많이 접한 편이지만 실무자들 사이에서는 아닐 것 같아서 걱정도 됐어요. 지금은 광고를 하나 봐도 어떤 논리와 배경인지, 어떻게 진행됐는지를 대략 파악하다 보니까 광고를 볼 줄 아는데 그때는 좋은 것과 안 좋은 것으로만 구분하는 정도였죠.

어떤 일을 하고 싶나요, 디자인 외에 관심있는 분야가 있나요?
광고 쪽에서 계속 일을 하고 싶어요. 여러 명이 함께 머리를 맞대 고민하고 만들어진 결과물을 좋아하거든요. 50세까지는 할 수 있어야 직업으로 삼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광고는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요. 일단 질릴 때까지는 해보려고 해요. 그 외에 관심 있는 분야는 번역이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외국에 있다 보니 영어를 오래 썼는데, 이게 또 한국 와서 자주 안 쓰다 보니 잘 잊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번역일을 통해서 영어를 잊지 않으려 하고 있어요. 저는 계기가 있어야 무언가를 하거든요. 광고 디자인을 하면서 가끔 부업으로 번역 일도 하면 재미있을 것 같네요.

고민하는 게 있나요?
20살 즈음에는 순수회화는 자기표현이고, 디자인은 팔기 위한 거로 생각했는데 요즘은 디자인도 자기표현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하지만 디자인은 대중이 타겟이니까 공감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생각으로 저는 항상 팔기 위한 설득력 있는 디자인을 좋아했죠. 그런데 요즘은 어떤 게 좋은 것인지 잘 모르겠어요. 좋은 디자인이 무엇인지요. 디자인을 잘하는 친구들끼리 좋은 디자인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건 공감이 잘 안 돼요. 간혹 좋은 디자인이라고 하는데 저는 그런 것 같지 않아서 혼란스러울 때도 있어요. 저는 논리 구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추상적인 디자인이나 논리 구조가 안 보이는 디자인을 보면 가끔 그렇죠. 논리 구조와 기승전결을 볼 수 있는 디자인이 좋고 그렇지 않은 디자인은 제가 모르는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봐도 잘 모르겠는걸요.

디자인과에서 얻은 것은?
시각디자인과가 좋은 건 저같이 막연한 사람, 정확한 진로를 안정하고 온 사람들도 해 볼 수 있는 게 많다는 것 같아요. 시각디자인은 연관이 안 되는 곳이 잘 없잖아요. 그리고 문제 상황을 어떤 거로 잡고 어떻게 논리를 만들어나가는지 익혔어요. 계속하다 보니 습관이 되어 버렸네요. 툴을 직접 배우지는 않지만, 작업물을 만들다 보니 그래픽디자인 툴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었고요.

‘안녕, 디자이너’에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많지 않을까요. 제 주변도 보면 하고 싶은 일과 당장 돈벌이를 구분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하고 싶은 건 있지만 전공이나 배운 게 디자인이다 보니 디자인 일을 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런 걸 보면 제가 모르는 곳에도 그런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요.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네요.

2018년 4월 16일 커핀그루나루 홍대UCC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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