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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로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졸업 18’
스튜디오 빨간벽돌 운영
유튜브 채널 chadi sound                                           운영


자기소개 부탁해요.
안녕하세요. 저는 우주로이고 현재 웹 코딩과 디자인을 하는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어요.

반가워요. 먼저 미술을 시작한 이야기부터 하고 싶은데요. 미술은 언제부터 시작했어요?
4살 때 말레이시아로 가서 대학교 올 때까지 학창시절을 보냈어요. 과목을 선택할 때 빠짐없이 미술을 선택했죠. 미대를 가겠다고 결정한 건 고3 때였는데, 원래는 음악을 하고 싶어 하다가 부모님의 반대로 선택하게 됐어요. 음악보다는 미술이, 순수미술보다는 디자인이 미래 보장이 된다고 생각해서 디자인을 선택했어요. 하지만 시각디자인과가 어떤 걸 배우는지 정확하게 알지는 못하고 들어왔죠.

대학교에서는 어떤 학생이었나요?
학교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생이었어요. 학교 내의 생활에 매우 집중한 편이었죠. 크게 구분하자면 학생회 활동과 미대 밴드 활동을 했네요. 수업 중에는 사운드디자인 수업이 재미있었어요. 디자인 분야에서도 음악과 관련된 과목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아서 흥미를 많이 느꼈죠. 그러다 영상을 하게 됐는데, 그것도 영상에 음악이 쓰이다 보니 자연스레 하게 된 거였어요. 이렇게 학교 안에서도 나름대로 음악 활동을 찾으려고 했어요. 지금 돌이켜보면 디자인보단 음악에 더 관심이 많았던 것 같아요.

졸업작품이 기억에 남는데요. 직접 만든 곡을 하나의 앨범을 만들고 앨범아트를 만든 걸로 기억해요. 어떤 의도로 만든 거에요?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아 작사를 하고, 곡을 써서 음악을 만들었어요. 앨범도 만들고 아트워크도 하나씩 만들었죠. 말레이시아에서부터 하던 작업인데 한 사람의 이야기를 다듬어서 선물로 주는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해서 진행하던 거였어요. 그때는 피아노로 녹음해서 전달했는데 좀 더 제대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졸업작품이 학생으로서의 마지막 작업이다 보니 고민이 많았어요. 취직을 위해 포트폴리오를 염두에 둔 작업을 해야 하나, 진짜 평소 하고 싶었던 작업을 해야 하나 선택해야 했거든요. 결국, 하고 싶었던 작업을 하자는 쪽으로 기울었죠. 많은 시간을 투자한 만큼 애정이 가는 작업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시행착오가 많았던 작업인 만큼 아쉬움도 많이 남아요. 다시 졸전을 하게 된다면 한 가지 표현 방식에 국한되지 않고 좀 더 다양한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해보고 싶네요.

졸업을 하고 나서는 무엇을 했나요?
졸업전시가 끝나고 남몰래 사운드 디자인 쪽으로 취직을 준비했어요. 하지만 사운드 디자인을 배운 건 한 학기 수업이 전부라, 제가 하는 작업에 확신 없이 포트폴리오를 준비해야 해서 막막했어요. 그래도 넣어보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아 여기저기 넣었는데, 잘 안됐어요. 그래서 다른 선택을 해야 했죠. 음악, 웹 코딩, 디자인 중 선택해야 했는데 그 중 디자인은 마지막이었어요. 그러다 동기 몇 명과 간 졸업여행에서, 우연히 동기 1명과 웹 코딩 관련 일을 같이해볼까 하는 얘기가 나와 스튜디오를 하게 됐어요.

웹코딩은 언제부터 배웠어요?
원래 예전부터 저만의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런데 홈페이지 만들기가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 템플릿을 사용하면 한계도 분명하고요. 그래서 컴퓨터 학원에 다녔죠. 배우다 보니 글로 된 코딩이 시각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재미있더라고요. 그때부터 흥미를 느끼게 됐어요. 그 후, 졸업전시를 할 때에도 직접 기획한 웹을 만들고 싶어서 본격적으로 코딩을 배웠어요. 지금은 주로 프런트엔드 작업을 하고 있어요.

스튜디오를 열고 운영해온 이야기가 궁금해요.
지금 생각해보면 무지해서 용감했던 것 같아요. 웹 코딩이 변수도 많고 고려해야 할 것도 많은데, 이러한 부분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는 상태로 맨땅에 헤딩하듯 시작했죠. 처음에 구직 사이트에 이력서를 올려놓았는데, 한 어학원에서 연락이 와서 첫 작업을 하게 됐어요. 그 작업이 포트폴리오가 되어서 조금씩 작업이 들어와 계속해나가고 있네요. 포트폴리오도, 경력도 없는 저희를 믿고 맡겨준 고마운 작업이에요.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은 세금, 세무 등 디자인 외에 신경 쓸 일이 너무 많다는 거에요. 메일을 쓰는 형식, 클라이언트와 소통할 때 가져야 할 자세나 어투 등을 몰라서 고생을 많이 하기도 했죠.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음악이야기를 해볼게요. 음악을 처음 시작한건 언제인가요?
말레이시아로 이사하면서 바이올린을 시작했고 피아노도 배웠어요. 그때 만난 선생님이 여러 경험을 시켜주셨죠. 축제나 크리스마스에 연주 봉사활동을 다녔어요.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교내 오케스트라에서 활동도 했어요. 그러다가 중학교 때 처음으로 학교에서 작곡을 배웠는데 그때 빠지게 됐죠. 학교 수업은 일주일에 두세 시간밖에 안 돼서 더 배우고 싶었지만, 배울 수 있는 곳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책을 찾아가면서 혼자 공부하곤 했어요. 그때는 정확히 어떤 분야라는 게 없이 음악 관련된 무언가를 하고 싶었죠.

요즘은 어떤 음악 작업을 하고 있어요?
원래는 제 이야기를 담아 노래 만드는 걸 좋아해요. 예전에는 사운드클라우드에도 올리고, SNS에도 올렸는데, 요새는 잘 안 하게 되네요. 직접 노래도 불러요. 작사, 작곡하면 노래를 불러줄 사람이 필요하거든요. 하지만 누군가를 섭외해서 하면 비용도 문제고, 제가 고집이 좀 있어서 원하는 창법을 찾다 보니 직접 부르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요즘은 Chadi sound라는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서 작업하면서 들을 법한 음악, 말하자면 노동요를 만들어 올리고 있어요.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OST를 듣고 받은 느낌으로 작곡을 하고 있죠.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 지는 8개월 정도 됐는데 구독자들이 음악 작업하는 데에 많은 힘이 되고 있어요. 요즘은 우주로라는 이름으로 제 이야기를 담은 자작곡을 올리는 유튜브 채널을 준비하고 있어요.

음악을 전공하지 않아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요즘 믹싱을 공부하는데 누군가 알려주는 사람이 없으니까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지금 하는 시도가 맞는지도 모르겠고, 피드백 받을 사람도 없으니까요. 그래도 과거 작업과 비교해보면 늘고 있다는 걸 느껴서 다행이긴 한데 조금 더딘 것 같아요. 그리고 전공하지 않아 생기는 어려움은 아니지만, 음악 관련 얘기를 하면 제가 원하는 장르가 무엇인지 말하기가 어렵더라고요. 아직 찾아가는 중인 것 같아요. 언젠가는 추구하는 장르를 말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을 것 같네요.

하고 싶은 음악은 무엇인가요?
무대에 서서 주인공이 되는 음악은 저랑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요. 좋아하는 이야기를 조용히 꾸준하게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남에게도 저에게도 힘이 될 수 있는 노래를 만들고 싶고 음악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어요. 그래서 가사도 대중적, 혹은 소수의 사람이 공감하게 쓰려고 하죠. 말하자면 제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법의 하나로 음악을 하고 싶어요.

일과가 궁금해요.
일주일에 4일은 스튜디오로 출근해요. 원래 주5일이었는데 음악 작업을 좀 더 하기 위해 동료가 배려를 해줬죠. 금요일은 음악 작업을 많이 하려고 해요. 물론 요즘은 일이 많아서 한 달 넘게 아침에 출근해서 거의 막차를 타고 가고 있지만요. 운동도 하고 싶은데, 시간 내기가 쉽지 않네요.

가까운 계획이 있나요?
스튜디오를 하기 전에는 무조건 음악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스튜디오를 하다 보니까 책임감이 생겨서 선뜻 음악을 하고 싶다고는 못하겠네요. 요즘은 스튜디오를 잘 지켜가면서 음악을 꾸준히 오래 하자고 생각하고 있어요. 최종 목표는 디지털 노마드인데 음악이든 개발이든 사실 장소 구애를 받지 않는 일이잖아요. 그래서 계속 생활과 맞춰가면서 개발도, 음악 작업도 꾸준히 해나가고 싶어요. 혼자라고 생각하면 힘들지만, 친구와 함께하고 있어 힘이 돼요. 서로 어떤 일을 하던 그 중심에는 스튜디오가 있으면 좋겠어요. 스튜디오의 계획은 사람들이 게임처럼 이용할 수 있는, 인터렉션이 많은 개발을 하고 싶어요. 인프라가 좀 넓어지면 작업에 음악적인 요소를 넣어서도 작업하고 싶기도 하네요. 예전에는 어떤 일을 하던 중심이 음악이었다면, 이제는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디자인은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시각디자인을 공부해서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는 게 디자인이 어떤 분야든 항상 포함될 수밖에 없는 분야잖아요. 만약 음악만 공부했으면 뮤직비디오나 앨범 커버, 홈페이지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을 것 같아요. 그런 것들이 다 디자인에서 영향을 받았더라고요. 그리고 넓은 시야도 갖게 됐어요. 디자인에 많이 감사하고 있죠.

조언 부탁해요.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사회에서 추구하는 방향을 벗어나도 사실 크게 문제 될 건 없더라고요. 어떻게든 살게 돼요.


2019년 6월 17일 스튜디오 빨간벽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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